[출처 : 법률저널 2014.07.11 게시글]

김진욱 베리타스법학원

전 영역에서의 수식활용능력이 강조된 가운데, 기본개념 및 기본이론의 충실한 이해를 요구했다. 전반적으로 난이도는 평이했다.

1. 전반적인 경향

2014년 행정고시 경제학 과목의 출제상의 경향을 몇 가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전과 달리 일행직과 재경직이 별도 출제되지 않고 통합출제 되었습니다. 통합출제이유 및 향후 출제방향에 대해서는 시험출제과에 문의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전반적인 출제의 틀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출제되는 문항의 수는 이전과 유사한 수준인 3문제 9문항이 출제되었습니다. 따라서 어떤 분야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착실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3. 2014년은 미시 2문제 거시 1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출제비중은 연도별로 바뀌는 것이지만 국립외교원과 행정5급에서 모두 미시의 비중이 높게 출제된 것은 기초를 강조하는 최근의 분위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최근 특별히 강조된 거시시사논점이 없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4. 출제범위상 특이한 점이라면 제2문 ‘포트폴리오이론’이 출제된 점입니다. 그러나 이는 이준구 저 등 대표적 교과서에 모두 다루어진 문제이며 미시경제학의 소비자이론을 사용하여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이므로 불의타라고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포트폴리오이론은 거시경제학에서도 다루어지지만 본 문제는 성격상 미시에 가깝습니다.]

5. 3문제 모두 수식을 활용하거나 보다 직접적으로 계산결과를 구해야 하는 문제로 출제되었습니다. 따라서 수식활용에 취약한 학생들은 반드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6. 전반적인 난이도는 2010년 이후 가장 평이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경험에 의하면 난이도는 다시 일정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문제별 분석

[제1문] 미시(난이도 : 하)
이 문제는 1순환수준에서 필수적으로 다루는 외부성의 기본적 계산문제입니다. 보다 복잡한 비용함수를 사용한 문제의 풀이에 대해서도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문제와 유사한 문제의 풀이과정은 미시경제학의 zip p. 455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우선 계산결과가 맞아야 합니다. 계산이 맞다는 전제하에 결국 개념서술 및 적절한 그림사용에서 점수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계산, 서술, 그래프 어느 하나도 소홀히 생각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제2문] 미시 또는 거시(난이도 : 중)
이 문제는 불확실성하에서의 선택모형 중 포트폴리오 모형을 사용한 계산문제입니다. 불확실성하에서 소비자행동을 설명하는 모형은 1. 조건부상품모형 2. 폰 노이만-모겐스턴효용함수 3. 포트폴리오 모형이 있으며 문제에 적절한 모형을 선택하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본 문제의 경우에는 1)에서 예산선을 도출하고 예산선의 기울기가 위험성의 가격(price of risk)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설명하면 됩니다. 2)와 3)에서는 최적 배분을 구하면 되는데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곤란을 겪었을 수 있습니다.

[제3문] 거시(난이도 : 중)
이 문제는 거시경제학의 정책논쟁에서 시간비일관성(time inconsistency)문제라고 부르는 전형적인 문제입니다. 많은 학생들은 이와 유사한 문제를 학원모의고사 또는 기출문제에서 살펴본 바 있을 것입니다. 1)의 경우 총공급곡선에서 필립스곡선을 도출하는 과정은 교과서 및 수험서에 자세히 다루어져 있을 것입니다. 설문의 기호가 국내서와 약간 다르다고 느꼈을 수 있는데 이는 맨큐 저 거시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수식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맨큐 저는 대학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책이므로 이 책에 등장하는 새로운 이론에 대해서는 항상 신경써야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교수님들에 문의한 사항에 의하면 맨큐 책에 최근 추가된 동태적 일반균형모형(DAD-DAS model)이 향후 3~4년 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와 3)의 경우 재량과 준칙을 각각 순차게임으로 민간이 먼저 선택하는 순차게임 및 정부가 먼저 선택하는 순차게임으로 재해석하고 그 결과를 구하면 됩니다. 이러한 분석의 목적은 정책 신뢰성이 갖는 중요성을 보이는 것이며 준칙이 재량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보이는 것입니다. 보다 심화된 이론이 생각나는 분들도 있겠지만 설문에서 묻는 내용 안에서 답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전반적인 평가

첫째, 이번 2014 행정고시 경제학 문제의 전반적인 수준은 상당히 평이했습니다. 이러한 출제경향 하에서는 실수하지 않고 차근차근 답안을 쓴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이러한 출제수준이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예전 난이도에 맞추어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최근에도 국립외교원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2013년 수준에 맞추어 공부하다가 난이도가 높아진 2014년 시험에서 곤란을 겪은 바 있습니다. 수험생은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항상 100 정도 출제되는 시험이라면 130 또는 그 이상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시험은 자격이 되면 누구나 합격시켜주는 시험이 아니라 자격이 되더라도 일정 정원만을 선발하는 시험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모든 문항이 명시적으로 수식을 활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시뿐만 아니라 거시와 국제경제학에서도 수식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것은 경제학이란 과목 특성상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지만 그 비중은 바뀔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개념, 그래프, 수식이라는 경제학 답안 작성의 3요소 어떤 것도 소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 출제문항이 많기 때문에 각 문항에 대한 답을 정확히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답안작성시 문항별 답 또는 결론을 정확히 구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합니다. 이러한 출제경향 하에서는 목차구성이나 답안작성요령 등은 부차적입니다. 또한 출제문항이 많은 관계로 한 문항 정도 놓치더라도 치명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최근 몇 년간 탐문결과 1~2문항 정도 잘 못 쓰고도 좋은 성적으로 합격한 학생들을 많이 보았으니 시험도중 좌절하기 마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지적하고 싶은 것은 시사적인 논점에 대한 것입니다. 올해는 시사적인 논점이 상대적으로 적게 출제된 편이지만 시사적 논점은 항상 중요합니다. 단 기초이론 및 기초개념에 기반하지 않은 답안은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습니다. 특히 거시분야의 경우 기초이론 및 기초개념에 기반하지 않고 주워들은 시사용어들만 나열하는 답안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답안은 겉멋만 잔뜩 들어 보여 좋지 않습니다. 거시의 경우에도 미시처럼 기초개념을 아주 딴딴하게 다지고 이를 활용하여 큰 모형을 구성하는 능력을 길러가야 합니다. 이것이 출제자가 경제학이라는 과목을 통해 수험생에게 요구하는 바입니다.